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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2013.08.28 09:01

윤성택 조회 수:910

나를 적어놓고 어두워진다. 매번 밝아질 수 없는 적막이 성냥을 쏟는다. 떨리는 손이 다른 손을 잡아 쓸쓸히 타인에 얹는다. 그저 나는 편애에 의하여 비를 몰고오는 사람. 눈물 톨이 누군가 볼에서 화르르 켜지는 것처럼. 구름의 면에는 아직 젖지 않은 황황(皇皇)이 가득해 가끔씩 生에 번개가 친다. 알전구를 쥐고 소켓에 돌릴 때 두려움 끝에 닿는 촉감. 그 첫 온기가 내내 한 사람을 밝게 한다면, 나는 누가 돌려 켠 플러그일까 싶은 밤. 당신이 계통을 벗어나 어느 호흡기에서 나를 끈 후, 불현듯 환해지는 이곳은 기도 속이다. 우는 사람은 지금 어딘가에 불을 켜는 것이다. 그 보름의 문장을 음예(陰翳)에서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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