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닷가에서는 보안등 불빛에도 포말이 있습니다
잘게 부서지는 빛의 조각이
시린 눈 속으로 떠밀려옵니다
전신주는 느슨하게 저녁을 쥔 채
카메라에 정박해 시선 속으로
고요하게 닻을 내렸습니다
바람소리, 파도내음이
전깃줄에 실려 어느 먼 시간을 켜주고 있는지
그때가 언제인지 분명하지 않으나
사진이 나를 들여놓고 머리결을
그 바람으로 쓸어 내립니다
그날 포장마차는 불콰한 청춘에게
잔을 건네며 사랑 따위를 안주로
내놓았겠지요,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바다는 항상 쓴 소주처럼 쓸쓸했다는 것
한쪽 눈을 감으면 서해안 어느 포구의
외눈 가로등이 눈뜰 것 같은 날입니다
나는 기억에 사다리를 놓고
가설 전등 하나 달면서 구름의 문양에
맥주 거품을 묻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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