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새벽 공기

2013.07.26 13:42

윤성택 조회 수:642 추천:2



새벽에는 공기가 다르다. 나무에서 막 소출을 끝낸 것들이라고 해야 할까. 밤과 낮의 경계에서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밸브가 천천히 돌려지는 느낌. 태양은 회색 선글라스 끼고 전문가처럼 나무의 주위를 회전하며 골고루 그늘을 분사한다. 나에게 새벽은 시스템 곳곳 불이 들어오는 때이다. 약간의 허기와 혈의 뭉침과 생활의 결림. 무덤덤하게 쿵쾅이며 작동하는 심장에겐 새벽이 윤활유겠지. 그러나 심장이 심장을 깨닫는 순간, 호흡도 일이라는 것. 고단한 내장기관들은 또 어떤가, 부품의 교환없이 일생을 완주하는 끈덕진 것들. 자아를 장악하고 나를 들여다보는 아침, 입을 벌려 치아를 살피고 눈동자 실핏줄을 확인하고 혓바닥을 본다. 내가 맞구나, 바뀌지는 않았어 라고 중얼거리듯 칫솔이 움직이고. 그러나 혹 어느 생과 뒤바뀐 줄도 모르고 오늘을 사는 건 아닐까. 여기 말고 다른 차원 수많은 아침이 실시간으로 나를 네트워킹해가는 상상.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 새벽 공기 2013.07.26 642
71 추억과 벽 사이 file 2013.05.15 827
70 대피로, 바다 file 2013.04.12 648
69 기다림 file 2013.03.19 707
68 보안등 포말 file 2013.03.11 631
67 붉은 버스와 눈 file 2013.02.28 657
66 도시 file 2013.02.19 645
65 성에 file 2013.01.09 816
64 크리스마스 file 2013.01.09 644
63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1 2011.03.11 1420
62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0 2011.02.16 673
61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9 2011.02.11 591
60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8 2011.02.08 572
59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7 2011.01.26 680
58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6 2011.01.18 702
57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5 2011.01.14 676
56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4 2011.01.13 568
55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3 2011.01.12 576
54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2 2011.01.11 577
53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 2011.01.10 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