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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2005.08.04 11:29

날개 조회 수:190

         딱딱한 불안
                           - 이 낙 봉-


내가 죽은 줄 알았다 고맙다 잠 속이었다,

터지기 전의 팝콘처럼 딱딱한 껍질이
늘 몸 주위를 덮고 있다
그 딱딱한 불안 속에서
내 머리카락이 자라고
내 손톱이 자라고
내 굳은살이 자라고
그 딱딱한 불안 속의 벌레들이
눈 반짝이며 끈질기게 달라붙고

내가 죽은 줄 알았다 고맙다 꿈 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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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습관처럼 찾오는 두통이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관자놀을 자극하는 팔딱임은 모스기호가 되어
자의식을 놓고 죽은 듯 살아가는 내게
살아 있음을 일깨워 주는 신호가 되어 전해지곤 합니다.
그러나, 현실과 타협할 수 없는 고통은
외려 부질없는 잡념들만 무성하게 만들고
불안은 자꾸만 두터워져 갑니다.
용기를 갖고 그 벽을 허물고 나오면
딱딱한 껍질을 뚫고 나온
고소하고 뽀송뽀송한 팝콘처럼 될 지도 모르는데...
딱딱한 껍질 속의 불안을 시각적인 느낌으로까지
전해주는 문단의 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