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랑 - 고영

2005.03.08 11:29

윤성택 조회 수:2366 추천:219

<사랑> / 고영/ 《문학과창작》 2005년 봄호

        사랑

        두 사람이 한 자전거를 타고
        공원 산책길을 따라
        한 묶음이 되어 지나간다

        핸들을 조종하는 남자 뒤에서
        남자를 조종하는 여자

        허리를 껴안고 중심을 잡는다

        남자의 근육세포가
        미세함 그대로
        여자의 가슴에 전해진다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해
        서로를 조종해가는
        완벽한 합일!

        지금,
        세상의 중심이 저들에게 있다

[감상]
깔끔하다고 할까요. 군더더기 없이 명징한 시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데 가장 중요한 '중심'의 개념을 '세상의 중심'으로 확장시키는 마지막 연의 울림도 크고요. 여하간 사랑이라는 감정을 연인의 자전거에서 발견하는 것, 따뜻한 어느 봄날을 떠올리게 합니다. 자전거 뒷자리이거나 오토바이 뒷자리에 그녀를 태우고 급브레이크를 잡아도 좋았던 시절, 가슴과 등이 맞닿는 그 지점으로 추억을 데려다주는 시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171 첫 키스 - 함기석 [3] 2008.04.08 2527 192
1170 낙엽 - 이성목 [2] 2005.11.10 2520 228
1169 눈을 감으면 - 김점용 [1] 2011.01.22 2491 113
1168 나는 기억하고 있다 - 최승자 2010.02.18 2484 192
1167 편지 - 이성복 2001.08.09 2480 271
1166 세월의 변명 - 조숙향 [1] 2001.04.09 2476 273
1165 사랑 - 김요일 2011.04.04 2459 158
1164 2006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1] 2006.01.02 2454 270
1163 꽃들에게 묻는다 - 채풍묵 [1] 2008.04.01 2436 187
1162 가을에는 - 최영미 [3] 2001.08.31 2431 235
1161 어느 가난한 섹스에 대한 기억 - 김나영 2006.07.04 2417 236
1160 가로등 - 한혜영 [1] 2006.03.27 2384 277
» 사랑 - 고영 [5] 2005.03.08 2366 219
1158 봄의 퍼즐 - 한혜영 [2] 2001.04.03 2353 313
1157 오래된 마루는 나이테가 없다 - 차주일 [1] 2005.09.29 2314 254
1156 민들레 - 김상미 [4] 2005.04.26 2314 217
1155 2005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8] 2005.01.03 2299 229
1154 빈집 - 박진성 2001.12.05 2285 196
1153 사랑이 나가다 - 이문재 2006.06.30 2283 215
1152 연애 - 안도현 2001.04.20 2279 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