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밤바다 - 권주열

2005.06.22 15:57

윤성택 조회 수:1532 추천:239

<밤바다> / 권주열/ 《대릉원에는 고래가 산다》(수요시포럼 동인지)中


        밤바다

        뿌리 없는 나무들이
        숲을 이룬
        물 위로
        물고기가 가지마다 매달려 팔랑인다

        그 나무 밑에 모인
        배 몇 척 불 밝힌 채
        사다리를 놓고 올라간다
        
        바람이 부는데도
        아랑곳없이
        밤샘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수평선에
        물고기가 낙엽처럼 진다


[감상]
잔잔한 흐름으로 고즈넉해집니다. 밤바다에 드리워진 불빛에서 나무의 형상이 새어나오고, 그것들이 모이고 모여 '바다'라는 숲을 이룹니다. 잎새 모양의 '물고기'가 바람에 흩날리듯 물밑을 오가고, 그러다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드는 것이 낙엽처럼 보일만도 합니다. 밤바다에서 숲을 발견하는 시인의 서정에 흠뻑 젖어봅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051 달1 - 박경희 2002.08.08 1503 241
1050 내 마음의 풍차 - 진수미 2001.08.16 1717 241
1049 12월 - 강성은 [3] 2005.10.26 2073 240
1048 푸른 국도 - 김왕노 2005.08.04 1421 240
1047 음암에서 서쪽 - 박주택 2002.09.24 1086 240
1046 소주 - 최영철 2001.08.06 1556 240
1045 행성관측 - 천서봉 2006.09.22 1521 239
1044 엽낭게 - 장인수 2006.09.13 1272 239
» 밤바다 - 권주열 [1] 2005.06.22 1532 239
1042 편의점·2 - 조동범 [2] 2004.03.18 1390 239
1041 정지한 낮 - 박상수 2006.04.05 1763 238
1040 전생 빚을 받다 - 정진경 2005.12.20 1671 238
1039 움직이는 별 - 박후기 [1] 2003.12.04 1597 238
1038 모니터 - 김태형 2006.06.26 1558 237
1037 나귀처럼 - 김충규 2006.07.13 1749 236
1036 어느 가난한 섹스에 대한 기억 - 김나영 2006.07.04 2417 236
1035 이발소 그림 - 최치언 2006.01.18 1632 236
1034 홈페이지 - 김희정 [2] 2005.10.07 1698 236
1033 주름들 - 박주택 [1] 2005.06.21 1379 236
1032 생크림케이크 - 조은영 2004.03.30 1519 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