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도와 마음 - 이지엽

2008.03.24 18:01

윤성택 조회 수:1738 추천:157

「기도와 마음」 / 이지엽 (1982년 『한국문학』에 시로, 1984년 『경향신문』에 시조로 등단) / 《문학의문학》 2008년 봄호

        기도와 마음

        기도는 머리고
        믿음은 발이다.

        사랑은 그 사이를
        오갈 수 있지만 가진 이가 드물다
        말은 구름과 같아
        없어졌다 나타나
        산성비를 뿌린다
        머리는 마음에 있어 바다도 건널 수 있지만
        발은 절벽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니
        어려워라
        바라는 것들의 실상과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를 갖는다는 것*은

        기도는 예언에 가 닿고
        믿음은 꽃에 가 닿는다.


* 히 11:1

[감상]
이 시의 상징대로라면 진정한 사랑은 기도와 믿음이 오가는 것이겠습니다. 종교적인 입장이 아니라도 이 시에는 깊이 있는 삶의 통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세상살이의 교훈과 잇닿아 있다고 할까요.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은 치장하려는 직유를 모두 버렸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예언에 가 닿고/ 믿음은 꽃에 가 닿는다>, 봄이 그렇게 오고 있습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071 모과 1 - 유종인 2007.07.25 1267 128
1070 성에 - 김성수 [1] 2007.12.04 1481 128
1069 무애에 관한 명상 - 우대식 2008.01.31 1238 128
1068 신문지 한 장 위에서 - 송재학 [2] 2008.07.01 1616 128
1067 별이 빛나는 밤에 - 장만호 2008.11.26 1829 128
1066 구름 편력 - 천서봉 [1] 2011.02.01 1137 128
1065 겨울 모스크바 편지 - 김성대 [1] 2011.02.11 1789 128
1064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 1 - 이성복 2007.08.08 1212 129
1063 지네 -조정 [3] 2007.08.10 1260 129
1062 자폐, 고요하고 고요한 - 최을원 2009.12.15 949 129
1061 어떤 전과자 - 최금진 2007.10.23 1200 130
1060 안녕, 치킨 - 이명윤 [2] 2008.02.04 1643 130
1059 저니 맨 - 김학중 2010.02.04 1480 130
1058 버려진 - 최치언 2011.03.11 1355 130
1057 인용 - 심재휘 2008.11.10 1530 131
1056 고백 - 남진우 2009.11.27 1144 131
1055 붉은 염전 - 김평엽 2009.12.10 954 131
1054 모자 - 김명인 2011.03.08 1494 131
1053 수화 - 이동호 [2] 2007.07.19 1266 132
1052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 박제영 [1] 2008.03.12 1618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