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이게 당신이다

2009.04.15 23:02

윤성택 조회 수:424 추천:1


나무는 나이테에 제 일생을 녹음한다.
축음기처럼 매해 잎들이 매달려 음표처럼 흔들리곤 하지만,
계절은 그 소절만큼 더 깊어져 갈 뿐이다.
바람은 뿌리가 지휘하는 방향으로 뻗어가
꽃들을 연주해야 한다. 한 발자국도 뗄 수 없는
기다림이 빙글빙글 LP판을 돌리는 한낮,
새들이 날아와 제 부리를 핀처럼 그늘에 내려놓는다.
각기 흔들리는 잎의 하모니들,
번쩍거리는 햇살이 눈부셔 나무는
끝내 가지를 흔들어 향기를 섞는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5 변신 file 2014.01.28 724
44 성에 file 2014.02.03 1889
43 빗물처럼 file 2014.02.12 2123
42 무게 file 2014.03.07 742
41 생각이 결려 file 2014.03.07 721
40 잠들기 직전 2014.03.07 819
39 기억은 난민 file 2014.04.09 710
38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1793
37 벚꽃 file 2015.04.27 1141
36 비가 좋다 file 2015.05.11 2092
35 詩를 사랑하는 가슴에게 2015.06.02 2045
34 운명도 다만 거처 2019.03.20 603
33 생도 다만 멀미일 뿐 2019.11.29 807
32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571
31 밀교 2020.03.25 470
30 스마트한 봄날 2020.04.23 542
29 폭염 2020.08.17 2588
28 태풍 2020.09.04 4735
27 후룹 2020.09.28 295
26 쐬하다 2020.11.11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