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붉은 버스와 눈

2013.02.28 11:27

윤성택 조회 수:270 추천:8




붉은 버스에 눈이 내리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생각이 간이역으로 전전하는 동안
눈도 버스도 제 빛깔에 겨워합니다

표면 아래 흘러내린 녹은 눈 흔적을 보고 있자니
눈이 버스를 가만히 어루만지는 것만 같습니다

수취인불명,
카메라 앵글 속에서 빨간 미군버스가 되었던 시절이 있듯
버스에 가만히 쌓인 이 눈(雪)도
누군가의 눈물이어도 되겠습니다

주차장에서 고요하게 식어가고 있을 차들의 이마에
손을 얹듯 그렇게 눈이 내렸습니다
첫 눈을 기념해본 사람에게서 가장
쓸쓸한 것은 마지막 내린 눈입니다

눈이 이 오후를 간직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5 태풍 2020.09.04 4732
144 눈이 온다는 건 2013.12.04 2612
143 폭염 2020.08.17 2588
142 빗물처럼 file 2014.02.12 2123
141 비가 좋다 file 2015.05.11 2092
140 詩를 사랑하는 가슴에게 2015.06.02 2045
139 새벽은 음악이 아프고 2014.01.09 1962
138 성에 file 2014.02.03 1889
137 붐비는 날들 file 2013.12.24 1875
136 상상 file 2014.01.14 1847
135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1793
134 가을 file 2013.10.17 1790
133 안부 file 2013.11.26 1745
132 2014.01.07 1271
131 벚꽃 file 2015.04.27 1141
130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1 2011.03.11 963
129 2009.05.23 931
128 충혈 file 2013.12.11 831
127 잠들기 직전 2014.03.07 819
126 생도 다만 멀미일 뿐 2019.11.29 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