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열이 많으면 生도 잠시 빙점에 나타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오랜 날이 지나면 추억에도 열대야가 있다. 이날은 갇혔던 생각 속으로 과거의 밀도가 차올라, 형체가 만들어진다. 차가운 얼음을 깨무는 밤은 그래서 아리다. 잠 못 드는 이 밤이 어느 날 부피의 결핍이듯.
나는 아직도 밤이 일생을 다운로드 하는 버퍼링(buffering)이라 생각한다. 밤새 침대에서 전송과 충전을 마친 사람은 생생하게 낮을 저장한다. 그러나 한 번도 폴더에 들지 않는 인연이 어느 날 나를 다운시키기도 한다. 뻑 나듯 현실이 둔기가 되는 날, 전원을 켜둔다. 그때는 인생이 한 여름밤이다.
아무 말 마시라. 나는 지금 이 밤의 온도를 얼음 속에서 적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