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언제나 거래해 오는 건 과거이거나
먼 미래에서 버려진 미련 같은 것이다.
아침에 몸무게를 재보니 자꾸 숫자가 덜덜거린다.
앞으로 뒤로 옆으로 生은 기우뚱거릴 뿐,
고요히 내가 허공에 채집되는 느낌.
다시 편지를 생각한다. 내 몸 안 우표가 붙어 있어
나는 여전히 배달 중이다. 어디로 전해지는지
몸 속 피와 장기들이 그날 그날 문장으로 접혀 있다.
나를 뜯어 심장을 꺼내 읽는 건
흙의 눈일까 불의 눈일까, 수술대 위 조명일까.
현실이 언제나 거래해 오는 건 과거이거나
먼 미래에서 버려진 미련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