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15:48

윤성택 조회 수:1793

삶이 아름다울 때는 타인이 나를 지우는 순간이지.
매번 같은 길로 시간을 지난다고 느낄 때
여행이 문득 나를 다녀가는 것 같아.
여행에게 슬픈 것은 내가 함부로 타인이 된 것이고,
또  정말 미안한 것은 내가 극렬히 당신이 되려 했다는 것.
고백하건데 눈을 맞추지 못하고
입술을 향해 대화한 건, 내가 아직도 쓸쓸히
누군가 눈 속으로 어두워지고 있다는 거.
산다는 게 때로는 강박이어서 어느
낯선 곳에 나를 부려놓고 싶어진다랄까.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않아서 누구의
누군가가 되지 않고 완전한 타인이 되었을 때
동굴 같은 눈빛이 되더라. 누가 내 안에 들어와
횟불을 켤 때, 주술처럼 나는 수천년 전 벽화로
발견 될까. 누가 그 눈에 불을 켜고 들어가 있나.
반짝이는 눈빛을 볼 때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25 버찌 2022.06.17 116
124 겨울에게 쓰는 편지 2022.01.05 123
123 서해 바다에 가서 저녁놀을 보거든 2021.09.13 126
122 막걸리 한 잔 file 2021.06.22 150
121 열대야 2013.08.05 171
120 태내의 멀미 2022.08.09 171
119 드라마 2008.11.06 181
118 글쓰기 2010.01.12 187
117 한 잔 하늘 2010.10.25 189
116 발굴 2013.07.31 193
115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2 2011.01.11 197
114 바라는 것 2009.11.09 200
113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 2011.01.10 203
112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4 2011.01.13 205
111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8 2011.02.08 205
110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3 2011.01.12 211
109 감기 2009.03.25 213
108 그늘의 나무 2008.11.10 215
107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9 2011.02.11 216
106 2009.11.21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