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붉은 버스와 눈

2013.02.28 11:27

윤성택 조회 수:270 추천:8




붉은 버스에 눈이 내리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생각이 간이역으로 전전하는 동안
눈도 버스도 제 빛깔에 겨워합니다

표면 아래 흘러내린 녹은 눈 흔적을 보고 있자니
눈이 버스를 가만히 어루만지는 것만 같습니다

수취인불명,
카메라 앵글 속에서 빨간 미군버스가 되었던 시절이 있듯
버스에 가만히 쌓인 이 눈(雪)도
누군가의 눈물이어도 되겠습니다

주차장에서 고요하게 식어가고 있을 차들의 이마에
손을 얹듯 그렇게 눈이 내렸습니다
첫 눈을 기념해본 사람에게서 가장
쓸쓸한 것은 마지막 내린 눈입니다

눈이 이 오후를 간직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5 2008년 11월 20일 12시 47분 2008.11.21 257
84 한 잔 하늘 2010.10.27 258
83 도시 file 2013.02.19 260
82 영하 6도 2008.11.18 262
81 저녁 2009.04.01 263
80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7 2011.01.26 263
79 크리스마스 file 2013.01.09 264
78 로딩 2010.10.04 265
77 감도 2013.08.31 265
76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5 2011.01.14 267
75 2013.09.10 268
» 붉은 버스와 눈 file 2013.02.28 270
73 대피로, 바다 file 2013.04.12 274
72 우연한 회상 2008.11.08 276
71 대리 2013.09.13 277
70 어디에선가 본 것도 같다 2009.11.17 278
69 2010.01.18 281
68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6 2011.01.18 281
67 건널목 2013.08.22 283
66 기로 2013.08.26 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