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이게 당신이다

2009.04.15 23:02

윤성택 조회 수:424 추천:1


나무는 나이테에 제 일생을 녹음한다.
축음기처럼 매해 잎들이 매달려 음표처럼 흔들리곤 하지만,
계절은 그 소절만큼 더 깊어져 갈 뿐이다.
바람은 뿌리가 지휘하는 방향으로 뻗어가
꽃들을 연주해야 한다. 한 발자국도 뗄 수 없는
기다림이 빙글빙글 LP판을 돌리는 한낮,
새들이 날아와 제 부리를 핀처럼 그늘에 내려놓는다.
각기 흔들리는 잎의 하모니들,
번쩍거리는 햇살이 눈부셔 나무는
끝내 가지를 흔들어 향기를 섞는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5 성에 file 2013.01.09 360
44 추억과 벽 사이 file 2013.05.15 371
43 몸이 생각을 앓고 나면 2013.09.05 375
42 2009.11.23 408
» 이게 당신이다 2009.04.15 424
40 마음일기 2 2008.02.02 426
39 거래 file 2013.12.31 432
38 불현듯 내가 2008.12.04 439
37 一泊 2013.10.10 462
36 밀교 2020.03.25 470
35 그대 생각 file 2013.10.25 521
34 여행 2008.12.23 539
33 스마트한 봄날 2020.04.23 542
32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571
31 마음일기 3 2008.02.12 593
30 운명도 다만 거처 2019.03.20 603
29 마음일기 1 2008.01.31 629
28 한 사람 file 2013.12.10 633
27 7cm 눈 file 2013.12.16 709
26 기억은 난민 file 2014.04.09 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