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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난민

2014.04.09 11:22

윤성택 조회 수: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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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타인이 숭숭 뚫린 나를 쬐는 시간입니다.
이제 몸은 구름처럼 흘러갑니다.
그러나 어쩌다 우리의 인연은
바이트에 묶여 표류하는지.

술은 미려하게 운명을 예측하지만
우린 또 얼마나 직관을 리필해야 하는 것일까요.
신뢰가 잔을 비우고
신념이 담배를 탭니다.
아무 말도 안했지만
기억은 항상 외로운 난민입니다.

이 도시는 도무지 타인이 사라지지 않는 곳입니다.
지금 나는,
당신이 띄운 수많은 창문의 후미진 음영이군요.
그래서 지금, 나는 쓸쓸히
이 밤을 새어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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