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도

2013.08.28 09:01

윤성택 조회 수:322

나를 적어놓고 어두워진다. 매번 밝아질 수 없는 적막이 성냥을 쏟는다. 떨리는 손이 다른 손을 잡아 쓸쓸히 타인에 얹는다. 그저 나는 편애에 의하여 비를 몰고오는 사람. 눈물 톨이 누군가 볼에서 화르르 켜지는 것처럼. 구름의 면에는 아직 젖지 않은 황황(皇皇)이 가득해 가끔씩 生에 번개가 친다. 알전구를 쥐고 소켓에 돌릴 때 두려움 끝에 닿는 촉감. 그 첫 온기가 내내 한 사람을 밝게 한다면, 나는 누가 돌려 켠 플러그일까 싶은 밤. 당신이 계통을 벗어나 어느 호흡기에서 나를 끈 후, 불현듯 환해지는 이곳은 기도 속이다. 우는 사람은 지금 어딘가에 불을 켜는 것이다. 그 보름의 문장을 음예(陰翳)에서 태운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5 2009.11.21 223
104 2009.11.23 408
103 글쓰기 2010.01.12 187
102 2010.01.18 281
101 근황이 궁금하여 2010.02.03 288
100 새벽 두 시 2010.03.04 732
99 로딩 2010.10.04 265
98 한 잔 하늘 2010.10.25 189
97 한 잔 하늘 2010.10.27 258
96 눈이 온다 2010.12.27 225
95 신묘년 새해 2010.12.31 243
94 독서법 2011.01.07 223
93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 2011.01.10 203
92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2 2011.01.11 197
91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3 2011.01.12 211
90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4 2011.01.13 205
89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5 2011.01.14 267
88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6 2011.01.18 281
87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7 2011.01.26 263
86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8 2011.02.08 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