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8

2011.02.08 13:36

윤성택 조회 수:205 추천:3


색색의 페인트칠도 오래 혼자가 되면 세월을 탄다. 얼룩이 지고 균열이 생기며 그 틈으로 역마살이 낀 이끼가 오른다. 흐린 날 부식된 하늘처럼 현기증 나는 구름이 머물다간다. 점점 회색빛 색조로 닮아가는 그 언덕을 훗날 무어라 불러야 할까. 하나의 시간으로 연대해 빛을 받아 빛나기도 하고 그 빛을 거둬들이는 언덕 위의 집들. 시멘트 내부의 앙상한 골격으로 서로 기대어 올 때 그게 누구의 집이라도 버텨주고 싶은 담들의 결림. 콘크리트를 콘트라베이스라 고쳐 발음하다보면, 그 저음에 닿는 바람이 빨랫줄을 느리게 그어보는 활이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25 버퍼링 2021.10.06 116
124 서해 바다에 가서 저녁놀을 보거든 2021.09.13 126
123 허브 2021.08.25 97
122 막걸리 한 잔 file 2021.06.22 150
121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109
120 쐬하다 2020.11.11 355
119 후룹 2020.09.28 296
118 태풍 2020.09.04 4740
117 폭염 2020.08.17 2588
116 스마트한 봄날 2020.04.23 542
115 밀교 2020.03.25 470
114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571
113 생도 다만 멀미일 뿐 2019.11.29 807
112 운명도 다만 거처 2019.03.20 603
111 詩를 사랑하는 가슴에게 2015.06.02 2045
110 비가 좋다 file 2015.05.11 2092
109 벚꽃 file 2015.04.27 1141
108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1793
107 기억은 난민 file 2014.04.09 710
106 잠들기 직전 2014.03.07 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