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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8

2011.02.08 13:36

윤성택 조회 수:611 추천:3


색색의 페인트칠도 오래 혼자가 되면 세월을 탄다. 얼룩이 지고 균열이 생기며 그 틈으로 역마살이 낀 이끼가 오른다. 흐린 날 부식된 하늘처럼 현기증 나는 구름이 머물다간다. 점점 회색빛 색조로 닮아가는 그 언덕을 훗날 무어라 불러야 할까. 하나의 시간으로 연대해 빛을 받아 빛나기도 하고 그 빛을 거둬들이는 언덕 위의 집들. 시멘트 내부의 앙상한 골격으로 서로 기대어 올 때 그게 누구의 집이라도 버텨주고 싶은 담들의 결림. 콘크리트를 콘트라베이스라 고쳐 발음하다보면, 그 저음에 닿는 바람이 빨랫줄을 느리게 그어보는 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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