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에서 아아, 가을이다 싶어
하늘을 올려다보고 고갤 숙이는데,
호흡 안으로 딸려오는 소리.
후룹,
비강에서 이는 청량함.
봄과 여름을 지나오면서
처음 듣는 이 촉촉한 리듬,
왜 이리 경쾌한지.
콧속에도 가을이 들었구나.
조금씩 물드는 잎새들과
일찍 켜진 간판들,
올 굵은 스웨터.
반가워 울 뻔한 젖은 콧속이 찡해온다.
오늘은 누구도 모를 비밀도
머플러를 둘렀겠다.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팔짱을 끼는 건
어깨를 좁혀 가을에 끼워보는 일.
버스 안에서 떨어뜨린 책갈피 줍느라
후룹,
詩를 들이마시는 일.
내 건조한 낱장에
뭔가 쓰여 지는 이 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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