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몰입 - 고영민

2002.06.12 09:35

윤성택 조회 수:1426 추천:216

몰입/ 고영민 / 『문학사상』 6월호 신인당선작(2002)




        몰입


        어머니 방문 앞에 앉아
        침 발라 세운 실 끝
        아득하여라.
        한 삶, 한 땀
        바늘귀에 꿰고 있다.
        저 빗나감, 찰나
        불러도 대답 없다.
        어머니 없다.
        한 평생의 서말 구슬 다 꿰고
        어머니
        방금
        바늘 귀,
        블랙홀을 통과한다.
        환생한다.



[감상]
바늘 귀를 통과하는 것이 한 생애를 통과한다는 직관이 돋보입니다. 절제된 언어가 군더더기 없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심사평에는 "압축과 긴밀의 상호작용과 어머니를 부르는 주술의 언어"라고 쓰여 있네요. 작년 2월에 10년만에 처음으로 써본 시의 파일이 없어져, 간신히 친구에게 보냈던 메일에서 찾아낸 시라고 하네요. 지금 창밖에는 천둥과 함께 아침 소나기가 내립니다. 10년전 1992년 5월 나는 무엇이었을까?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251 너 아직 거기 있어? - 김충규 2002.06.15 1506 221
250 전봇대와 고양이의 마을 - 김언 2002.06.14 1430 224
» 몰입 - 고영민 2002.06.12 1426 216
248 소들은 울지 않는다, 웃는다 - 최금진 2002.06.11 1454 200
247 비닐하우스 - 조말선 2002.06.10 1398 210
246 카니발의 아침 - 박진성 2002.06.07 1325 219
245 이별여행 - 손현숙 2002.06.05 1446 211
244 해마다 - 윤이나 2002.06.04 1368 213
243 영자야 6, 수족관 낙지 - 이기와 2002.06.03 1184 182
242 편지, 여관, 그리고 한 평생 - 심재휘 2002.05.31 1429 178
241 내 안의 붉은 암실 - 김점용 2002.05.30 1284 193
240 이 복도에서는 - 나희덕 2002.05.29 1472 192
239 길 속의 길 - 김혜수 2002.05.27 1478 183
238 마음의 서랍 - 강연호 2002.05.24 1607 150
237 석양리 - 최갑수 2002.05.23 1231 182
236 필름 - 허연 2002.05.22 1533 199
235 바코드, 자동판매기 - 이영수 2002.05.21 1188 178
234 수사 밖엔 수사가 있다 - 최치언 2002.05.20 1272 209
233 잘못 온 아이 - 박해람 2002.05.17 1392 193
232 소나기 - 전남진 2002.05.16 1975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