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낮게 내려 앉아 도시 전체를 잿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어제부터 우울한 날씨는 결국... 제 맘까지 전염시키고 말았습니다.
우울한 정도가 아니라 슬픈... 왠지 가슴이 져리고
배꼽으로 찬바람이 들어가 토실한 뱃속까지 시리게 만듭니다.
최근에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 몸이 안 좋아 진 관계로 며칠째 끊고 있던
모닝 커피를 홀짝이며 아직도 학교 전체를 고요 속에 감싸고 있는
희뿌연 안개를 물꾸러미 바라봅니다.
문득, '말'이란 것이 얼마나 공허한 지를 깨닫습니다.
요사이 급작스레 쏟아 부었던 '말'의 무게에 생각마저 움츠러 들어
꼼짝달싹 못 할 지경입니다.
들뜨고 혼란스런 마음...
다시 사람 속으로 돌아가고 픈 게 이런 건 아니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