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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 하나
2005.03.28 12:13
소리샘
조회 수:197
《그릇에 관하여》,가 《그릇 하나》인가요?
몇 명은 안 됐었지만 2001년,
시 동아리 시삽이었던 시절
이름도 모르던 시인의 시화들을
하얀 우체국에서 《감동이 있는 마을》로
봄처럼 옮겨 심곤 했었거든요.
그 때 참 좋았던 시가 생각나서요.
댓글
2
윤성택
2005.03.28 14:17
요즘 인터넷을 떠도는 제 시를 볼 때마다 갑작스럽고 쑥스러움이 앞섭니다.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퇴고하곤 했는데, 날것에 대한 부끄러움인가 봅니다. 여하간 관심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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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샘
2005.03.28 20:17
어쩌다보면 발표된 시들도
몇 줄 더 늘거나 줄어 나오기도 하던데요, 뭐.
장석주 시인의 《소금》이 그랬습니다.
소금
- 장석주
아주 깊이 아파본 사람마냥
바닷물은 과묵하다
사랑은 증오보다 조금 더 아픈 것이다
현무암보다 오래된 물의 육체를 물고늘어지는
저 땡볕을 보아라
바다가 말없이 품고 있던 것을
토해낸다
햇빛이 키우는 것은 단 하나다
한 방울의 물마저 탈수한 끝에 생긴
저 단단한 물의 흰 뼈들
저 벌판에 낭자한 물의 흰 피들
염전이 익히고 있는 물의 석류를 보며
비로소 고백한다, 증오가
사랑보다 조금 더 아픈 것이었음을
아주 오래 깊이 아파본 사람이
염전 옆을 천천히 지나간다
어쩌면 그는 증오보다 사랑을 키워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 장석주 詩集『물은 천 개의 눈동자를 가졌다』(그림같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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