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비온 뒤 길가에서 본 꽃이 있었습니다. 가느다랗고 긴 줄기에 왠 꽃을 그렇게 많이 달고 있었는지 어쩐지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어젯밤엔 비도 많이 내렸고, 바람도 많이 분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솔직히 위태로운 것은 저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냈으나 수취불명으로 되돌아 온 날, 마음 속 위태로운 심경이었을까요? 기다림은 어쩌면 그 한줄기 꽃처럼 외로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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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단어 하나에도 참 많은 눈물과 웃음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때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 것은 글에 대한 가능성보다는 제가 넘지 못할 것 같은 곳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은 좀 더 늦게 알게 되었고요. 외로움이란 단어 처럼 시인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취불명이라는 말도 그 만큼 외로운 단어라는 것도 이 시를 통해서 애절하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