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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2

2001.04.03 15:06

윤성택 조회 수:1836 추천:21





[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길 끝에는 계단이 있습니다. 때론 계단이 집을 넘고 산을 넘고 죽음으로 길을 내기도 합니다. 길들여진다는 것, 생각해보면 이 여름 길가에 철없이 핀 코스모스처럼 철없는 사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녁해가 하늘을 끌어내리고 누추한 영혼들이 작은 창 속 불빛처럼 깜박일 때 살길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바보야, 부화하지 못한 알들의 고통을 아니? 전신주에 걸려 노른자가 붉게 터지고 있어. 눈을 감지마... 눈을 감지마..." 꿈은 내 인생 저편 또 다른 건축물을 짓는 비계일까요. 눈을 감으면 위태롭게 나를 만들어 내는 악몽들. 별을 털며 집으로 가는 길, 그 길안엔 택시가 없었습니다. 그대에게 갈 우체통 발로 차며 주저앉았던가. 발을 움켜쥐었던가. 생각해보면 가도 가도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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