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털
모란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보름달만한 돋보기
넓은 빛을 개미구멍만한
비좁은 공간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 돋보기
마음 변하기 전에
확 사버렸다.
보랏빛 꽃잎을 들여다 보았다.
움직이지 않는 오랑캐 꽃잎 표피에
물결치고 있는
솜털들이 보였다.
나의 손등을 들여다 보았다.
로션을 바른 미끈한 손등에도
솜털들이 병정 개미들처럼
아우성치고 있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신비로운 움직임으로,
솜털은 미세한 먼지들과
격투를 벌이며 살고 있었다.
수분, 또는 땀
끓는 몸살
그것은 어쩌면
솜털의 울음이 얼룩진 몸부림인지도 몰랐다.
##### 윤시인님, 감기 빨리 나으세요. 전국적인 비가 오기 전에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