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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 시인의 '바다' 전문

2001.07.26 15:16

소화 조회 수:123


그 마을 사람들은 바다를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설마? 하고 물어보면 불쑥 주머니 속의 바다를 꺼내 보여준다.

놀라지 마라, 그것은 마을의 아주 어린 꼬마녀석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제법 사랑을 아는 나이가 된 친구들은
사랑으로 외롭거나 쓸쓸할 때에는
손바닥 위에 바다를 올려놓고 휘파람을 분다.

아무래도 마을 어른들은 한 수 위다.
흰 손수건인가 싶어 보면 어느새 하얀 갈치 떼로 변하고
손금 위로 바다를 흐르게 하고 흐르는 바다 위에 섬을 띄운다

아주 오래 전 그 섬을 찾아가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의 안부까지 전해준다

떠나오던 날 마을사람들이 주섬주섬 선물로 건네주던 바다
읽다만 시집 속에 곱게 접어온 바다

삶에 지칠 때, 누군가가 아득히 그리울 때
나는 손바닥에 그 바다를 올려놓고 엽서를 쓴다

아침이면 사람과 함께 눈뜨는 바다
저녁이면 사람과 함께 잠드는 바다

사람과 한 몸이 되어 살아가는 바다를 나는 알고 있으니

    
        정일근 시인의 '바다' 전문


틈틈히 들어와 좋은시도 많이 읽고, 좋은음악도 많이 듣고
좋은 자료들도 몇개 가져갔습니다
제가사는곳은 부산인데, 무척덥습니다
저는 가까이 바다를 두고 살면서 바다를 그리워하는데
님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