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택형아~
그날은 잘 갔어요?
간다는 말도 없이 가고,
삐짐이에요.
금년은 여러 모로 형에게 의미있는 한해네요.
시인이 되었고, 이렇게 어엿한 집도 있고(^^;)
좋은 직장도 잡았고,
그리고 그리고 우리 시천 사람들 만났고.
형아~
생각나?
우리 처음으로 회기동 포장마차에서 만나던 날.
진눈깨비가 치고 있었고
열차가 지나다니고 있었고
양념곱창이 지글지글 익고 있었고
그리고 우리 첫 인사를 했었죠.
"박진성씨? 윤성택입니다, 반갑습니다."
그때, 못 잊을 것 같어요.
어느 날인가,
형이 메일을 보내와서,
"진성아, 그 포장마차 없어졌더라."
했을 때,
아, 뭔가가 또 하나 없어지는구나,
막막했었는데…
포장마차 하나, 詩로 만들어요.
굽쇠도 가져다 놓고,
카바이드 등도 달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형이랑 나랑 같이 입을
앞치마도 하나 장만하고.
그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와서는
세상 모든 것들이
저마다의 이름을 갖게끔,
하나 하나씩 메뉴의 이름을 붙여주자구요.
그리고 그리고, 가끔, 먼 데로 가신, 제가 한 번도 뵙지 못한
형 아버님도 한번씩 모셔오구요.
형아~
형 만난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구요,
생일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