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근황과 라디오 출연

2002.08.30 11:28

윤성택 조회 수:341






글쎄요, 언제부터인가
집을 놔두고 이곳저곳 방황을 했을까요.
가끔씩 색깔이 분명한 이 게시판이
나를 준엄하게 내려다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
썼다가 지우고 올렸다가 내리고
긁적긁적 내가 왜 이러지 싶은.

휴가 때 대천에서 성주터널을 지나
먹방 방면으로 계곡을 따라 올라가 봤습니다.
산이 한동안 품에 키우던 물을
고요히 내놓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경전이더군요. 여기쯤 차를 세워놓을까
더 올라가 볼까 하고 있는데
길이 자꾸만 올라 오라 길사레를 칩니다.
양말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바위에 앉아 발을 담갔습니다.
아, 그 시원함이란!
내 방전된 마음 어딘가가
충전 중인 걸까요, 발이 하얗게 되더니
작은 공기방울 몇 개 떠오르더군요.
눈을 감으니까 나무들 일제히 방향제 마냥
칙칙 산소를 뿜어대는데.
지금도 생생한 걸 보니
마음에 잘 인화된 모양입니다.

어제께 KBS라디오 스튜디오를
처음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잠수함 문처럼 돌리고 들어가 앉아
빈터 동인 세분과 함께
주절주절 말하고 왔습니다.
무슨 말을 했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하도 방음이 잘 되어서리.
이주향의 『책마을산책』다시듣기
이거든요. 일요일 저녁 8시 5분, 제1FM 97.3입니다.
"예전AOD다시듣기"를 클릭해서 나중에 들어도 되니까요
시간 되시면 들어보세요, 제 시낭송도 있습니다.
아무튼 네모랗게 규격화된 시간에 나를 넣는 것이
그리 편치는 않더군요.

태풍 온다구요,
볼링 핀으로 서 계실 자세 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