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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산책

2002.09.04 03:28

배지영 조회 수:174

어제 저녁 갑자기 생각이 나서
책마을 산책 다시 듣기를 꾹 눌러 보았지요.
그런 거 찾아보기도 처음이라서 좀 헤맸네요.
빈터 동인 네 분이 나오셔서 시 낭송도 해 주시고...
나름대로 튼실한 기본들을 갖추고 계신 것 같아서 많이 부러웠습니다.

직접 뵈었을 땐 몰랐는데
듣다 보니 억양이... 약간 사투리가 섞인 듯도 싶구요... 맞나요?^^
여자 분들은 말투부터 좀 경직된 듯한 느낌이었는데
성택님은 방송 처음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당당하게
술 한 잔 앞에 놓고 이야기하듯 그렇게 술술, 하실 말씀 잘도 풀어내시더군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음이 나기도 했는데요,
어차피 인생은 하나밖에 없고.../ 제가요 키가 있다 보니까요(그것도 두 번)
성택님도 말로써 만나보면 이렇게 편한 구석이 있구나 하는~
왠지 친근감이 들더군요.

이야기를 주욱 들으면서... 한 여자 분이 말씀하신
좋은 시와 나쁜 시라는 말에 잠시 생각이 머물더군요.
물론 동의는 합니다만... 나쁜 시라는 표현이 왠지 마음에 자꾸 걸려서요.
차라리 좋지 못한 시 또는 뭐라고 딱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좀더 완곡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분명 있을 법도 한데요.^^
아니면 궂이 나쁜 시라고 할 것도 없이 좋은 시만 언급한다 해도
꺼리는 충분할 것도 같구요.
누구의 시각은 옳고 누구의 시각은 옳지 않다라고 딱 단정지어 말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 싶네요.
인간이란, 삶이란 늘 입체적으로 변화를 해가는 존재이기에
시 역시 그런 흐름 속에서 예외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를 그런 식으로 양분한다는 게 왠지 좀 꺼림칙하기도 하구요.
어떤 시가 어떤 사람에게 어떠한 울림을 줄 수 있을런지...
솔직히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는 거 잖아요.

저는 시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말들을 막 지껄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서툰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셔서 감사하구요
여기서 잠깐 사담 하나 내려놓고 갈게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요.

오늘 흥부와 놀부를 읽어주었거든요. 어리석게도 왜 그런 질문을 했을까요?
희진이는 흥부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아님, 놀부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그랬더니 하는 말... 희진이 같은 사람이 될래요.
전혀 기대하지도 못 했던 말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나더군요.
맞다, 맞아~ 이 세상에 희진이는 하나밖에 없단다.
그래서 엄마는 네가 더욱 자랑스러워... 바~로 칭찬을 해 주었잖아요.
낮에는 분명 웬수였는데... 밤에는 왜 그리 이뻐 보이던지...
인생이란 게 그런 걸까요.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