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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늦은 소식

2005.07.05 11:55

윤성택 조회 수:201 추천:1



포장마차 어귀 가스통을 안고 자던 밤송이머리의 그가
돌아왔다고 해야 할까? ^^
이제 머리는 칠레의 <챠만토>처럼 길게 치렁거리고,
뱃살을 숨겼던 허리띠도 사라진 탄탄한 종아리와 구릿빛 피부!
부럽더라.

잃어버린 것을 찾으러 간 것이 아니었으니
귀국전 가방에서 빠져나간 노트북의 수많은 너의 기록이
다 추억 속 풍경에 성겼을 거다.
장물을 건네받은 누군가 이국의 언어가 가득한
너의 파일을 열어보았을 때 그 호기심의 눈빛,
사실 네가 다녔던 길에게 주었던 것이었으니.
이 생의 삶이 삐걱거리는 침대에서 위ㅅ몸일으키기 하던
너의 의지 같다는 걸, 새삼 느낀단다.
네가 동행과 합류하기 전 한 달동안의 여정,
어쩌면 그때가 가장 소중한 한때가 아니었을까.
그 나라 언어대신 쓰였을 너의 눈빛
가장 절실하고 가장 절박하고 가장 치열한,
밀도가 만져지는 시간들이었을 거다.

장성에서의 밤을 통점처럼 새기던 모기자국이
언젠가 더듬어볼 점자가 될 것 같은,
몇 날이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났구나.

그러면서 미뤄왔던 고지서처럼
가족이며 취직이며 결혼 앞에서
머리를 긁적일 네가 연민스럽고.

여하간 너는 너의 가스통에 불을 붙이고 지구의 저편까지
다녀왔다는 사실.

그래 조만간 날을 만들자, 연락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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