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안락사

2001.09.05 11:08

동글이 조회 수:55

화장실에 갔더니 벌레 한마리가 뒤집어져 버둥대고 있었다.
살기에는 너무 큰 먼가 상처를 입은 것 같아서
그 버둥대고 있는 모습이 너무 고통스러워 보여서
안락사를 시켜주고 왔다.

안락사...
참 쉽게들 그렇게 얘기한다.
집에 키우는 강아지가 무슨 병에 걸렸는데, 더이상 살 가망이 없다고 한다면
다들 쉽게 "그럴때는 말이쥐~"하며 안락사 얘기를 꺼낸다.
그렇지만 막상 그 강아지의 주인되는 사람은
고통스러워하며 힘들어하는 강아지에게 일말의 희망이라는 걸 걸게 된다.
'아냐... 무슨 방법이 있을꺼야... 기적이라는 것도 있잖아...'
어쩌면 안락사라는 거,
애정이 없고, 관심과 의미가 없는 대상에게는 참 쉽게 적용될 수 있는 거지만,
아직 내 맘의 큰 자리를 잡고있는 대상에게는 감히 적용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싶다.
마치... 내가 벌레를 안락사시킬 수 있었듯이...

그렇다면...
지금 내가 내 맘속에서 안락사를 시키려는 몇몇가지의 꺼리들은
이제 더이상 아무런 의미와 관심이 없는 것들일까?
그래서, 그로인해 고통과 상처를 받느니 차라리 안락사시키기로 결정할 수 있었던걸까?

아침에 벌레 한마리 안락사 시키고 들어와 드는 이런저런 또다른 안락사 꺼리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8 미친 바다 [1] 바다선인장 2001.09.12 59
517 약간의 감기기운 [5] eric 2001.09.11 70
516 사는 법 [1] 시선 2001.09.11 57
515 종 치는 저녁 [2] 윤성택 2001.09.11 120
514 누구나 한번쯤은 잊지 못할 사랑을 한다 [1] 동글이 2001.09.11 56
513 누가 내 길은 이쪽이라고.... [3] eric 2001.09.10 98
512 아깝다 [1] 이상관 2001.09.10 65
511 안녕하세요? [2] 미정 2001.09.10 63
510 오랜만에 다시 시를 시작하면서 [1] 이창호 2001.09.09 61
509 사는거... [2] 허수희 2001.09.08 54
508 가을 사내 [4] 윤성택 2001.09.08 128
507 이탈한 자가 문득 [1] 어떤이면 2001.09.08 59
506 엽기적인 그녀, 뒷 얘기 [2] 2001.09.07 73
505 Sealed With A Kiss [3] 선인장 2001.09.07 41
504 아쉬움... [1] 김충규 2001.09.06 69
503 Knockin' On Heaven's Door [3] 선인장 2001.09.06 57
502 일기를 쓰다가 ... [1] 참솔 2001.09.06 63
501 고개숙인 당신... [3] 2001.09.05 61
» 안락사 [1] 동글이 2001.09.05 55
499 천서봉님 [1] 김동주 2001.09.05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