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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이 되고 싶네.

2001.06.30 09:40

조회 수:126

이렇게 비오는 날은
건달이 되고 싶네.
비가 오다가 잠시 주춤한 사이
안개의 무리가 질주하면
아, 기분 좋아, 정말로 기분 최고야
중얼거리는 사람이 되고 싶네.
필요하다면 그녀와 만나
창문을 열고 외곽도로를 질주하며
산 중턱을 도는 고갯길에서 차를 삐딱하게
세우고 불어난 계곡 물소리처럼
콸콸대는 마음을 고백하고 싶네.
약간의 모험으로
터질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싱글벙글 빗방울을 맞으며
야, 우리도 촉촉하게 젖고 있는 거야
너와 내가 육신을 섞지 않아도 지금 우리는
촉촉한 거야, 아, 기분 좋아, 그렇지?
빗방울이 가져다 준 허영심에 들떠
이렇게 비오는 날은
건달이 되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