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을 청소했습니다.
문득 들여다본 물속이 너무 탁해서 그동안 내 맘 쓰리다고
돌보지 않은게 가여워 그냥 볼수가 없었습니다.
엄지손톱 크기만한 작은 물고기들을 대야로 옮기고
스무번쯤 커다란 통에 자갈돌과 모래들도 바가지로 다 퍼내어
쌀을 씻듯 버걱버걱 비비다 보니
손등이 긁혀 피가 뱄습니다.
그래도 아주아주
아주아주
깨끗한 네모상자 보고싶어
물레방아도 손질하고 산소튜브도 살살 문질러 닦고
거의 땀흘리지 않는 체질이 등이 흥건히 젖도록
열심히 치웠습니다.
벌려놓은 순서대로 다시 모래깔고 자갈두 덮고
좀 조잡하지만 그런데로 봐줄만한 수초도 몇그루 심고
스물두마리 물고기 손가락 사이 사이로 간지럽히며
'이걸 낚시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장난기도 먹어보다가
수조가득 물도 채우고 마지막으로 초록빛 알갱이들도
푸짐하게 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또 그 다음날,
물고기가 한마리씩 떠오릅니다.
..........
나는 저희들 좋자고 해준건데,
돌이나 모래에 살결이 다친걸까요.
나는
미안해 하지도 못하면서
둥둥 떠다니는 물고기 자릴
쳐다만 봅니다.
마음을 씻으려 씻으려 애쓰는건,
저렇듯 내안의 등불 하나씩 꺼가는 일이
아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