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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03

2001.07.11 10:07

어떤이면 조회 수:136


1

이문열의 소설 '황제을 위하여'의 주인공처럼 일생동안 착각에 묶여 사는 것도 나쁘

지 않은 일일 것이다. 나는 지금도 어떤 착각에 매여 살고 있다. 번복하겠다. 나쁜 일

일 것 같다.


2

독자가 작가의 스타일에 익숙해져 진다는 건 그 독자에게 있어 작가의 의미가 그만

큼 미미해져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건 어떤 장르에 있어서도 마찬 가지다. 하지

만 사람을 사귀는 것은 다르다. 한 사람의 스타일을 알아간다는 건 그 사람을 앞에

두느냐 마느냐를 선택하는 기로에 서는 일이다.


3

사람은 본능적으로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쪽에 익숙한 동물이다. 한 문제에 대해

문득 내린 결론이 왠지 긍정의 냄새를 풍긴다면 한번쯤 의심하라. 그것은 신이 인간

을 향해 파놓은 함정일 수 있으니, 당신의 줏대를 의심하라.


4

별로 인생을 헛살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이런 생각은 아마 지속될 것이다. 목적

없는 삶이 이래서 부담이 없다.


5

나의 내세울 만한 장기는 '날밤까기'이다.


-  정희님이 안 보입니다. 휴가라도 가신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