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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2001.08.07 13:47

윤성택 조회 수:192




지금 창문을 열고 한껏 쏟아지는 빗소리를 듣습니다.
세상을 타악기처럼 두드리는 저 경쾌한 음.
간간이 천둥소리가 추임새를 넣습니다.
언젠가 고층 건물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와
유리창을 닦는 인부들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비는 그 인부들처럼
서울의 건물들을 오가고 있을 것입니다.
비 냄새,
폴폴 묻어오는 창밖
쓸쓸한 영화의 풍경처럼
모든 것이 묵묵히 비를 맞습니다.

여름 한낮 내리는 소나기,
내 안까지 후둑후둑
걸어들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