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귀가 후 옷을 갈아 입다보면
주머니에서 어김없이
동전 몇 개가 묻어 나옵니다.
책상 구석에 내려놓으며
무얼 계산하며 거스른 동전인지
황황히 기억을 더듬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동전은 오늘 하루가
나를 치른 값은 아닐까.
이렇듯 삶에게 지폐를 지불하고
동전을 받아내며 절그럭 절그럭
한 생을 살고 있는 것이,
우리네 세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의 사십구일재를 지내러 산소에 오르다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어제까지
정말 추웠었는데 오늘은 정말 포근하구나.
날씨까지 걱정하신 모양이야…
아버지의 오래된 수첩에서 발견한
내 이름 곁의 '윤성미'라는 이름,
내가 여자로 태어났음 그리 지으셨을까.
문득 문득, 따뜻한 정종 한 잔
햇볕을 닮았던 것 같습니다.
건강할 때 세상의 아름다움이 곁에 있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