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심다

2002.01.22 00:05

조회 수:87

겨울 나무는 뿌리가 추울까 가지가 추울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올 봄 식목일에는
꼭 나무 한 그루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단한 땅을 파내고 고운 흙으로 골라
뿌리를 덮어주기만 하면 그 나무가 내 나무인 것처럼 굴던
내 철없던 시절을 대신해 푸르게 푸르게 잎을 피울 그런 나무 한 그루
이 겨울, 한 그루의 나무 아래에 뻗어 사는 뿌리만큼이나
질기디 질긴 시 쓰시길 먼 곳에서 마음으로나마 바랍니다

글이란 흔적이 될 수 있음에 지나간 행적이 될 수 있음에
그 쓴 것들을 삼키며 삼키며 가슴 한 곳 멍울지게 하면서도
기어이 쓰고 말아버리는 독 같은 약입니다
그러니 서슴없이 쭉 들이키고 건강한 글 낳으십시오

내일부터 추워진다고 합니다
겨울이려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