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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곳에는...
2002.12.26 10:44
유문호
조회 수:177
어제 그곳엔 하루종일 눈이 내렸다.
그 하루를 아무데도 안 가고
눈을 감고 있거나, 눈을 보며 지냈다.
풍경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날이 어두워지고서야
만원권 지페 두 장 쥐어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때서야 눈들 사이로
내내 흉폭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한 해가 간다.
마무리 잘 하시고
미리 알고 준비한 깨끗한 백지위에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고...
댓글
1
윤성택
2002.12.26 15:59
^^ 그날 아침, 제 거처에서는 커튼 너머 앙상한 나뭇가지만 탁탁탁 모르스 부호처럼 바람의 행방을 타전하고 있더군요. 두 편의 영화와 다큐, 귤 예닐곱 개, 몇 개의 문자메시지가 나를 호명하던 하루였습니다. 대체로 올해도 견딜 만큼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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