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종일
원고가 들어있는 박스를 방안 가득, 거꾸러 쏟아놓고
스크랩을 하였습니다
좋은시들을 복사해 출력만 해 놓은 것들을
이제야.... 엄선해 영구보존이 가능하도록
스케치북에 붙이고...나름대로의 감상을 적어넣고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의 각오와
글을 쓰면서 느꼈던 환희와 좌절 ,
턱없는 희망과 바닥이 보이지않던 절망
나를 옥죄이며, 나의 뼈마디까지 갉아먹던 언어들
그러나...더없이 소중한....
그런 기억들을 , 페이지 마다 끼워넣으며
모두다~ 나를 떠나 버린다해도
내 정신을 다~ 뺏아가 버린 문학만은
나를 버릴지 않겠구나~~~~하는 신뢰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좋은시를 골라, 오리고 붙이고
작업은 새벽까지 이어졌고
어느...한 시인의...글을
정성껏 ,오려 붙인 이유는....
오래전 읽은 시잡지에서
스러져가는 겨울햇살을 배경으로
유행이 지나버린 낡은 가죽점퍼를 입은모습이
쓸쓸해 보이면서도...삶을 관조하는 듯한 ...깊이가 느껴지는 그의 눈빛
그 시인의 시 보다도....
그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던 기억이....
그때........
낡은 시잡지속의 한 영혼과 내가 잠시
"덩그렁" 소리를 내며 마주친 느낌
어쩌다가 발표되는 그의 시를 잘~스크랩하고
나도.......
훗날....다른 누군가가 나를 떠올렸을 때
마냥...행복해 보이는 삶이기보다는
지는 겨울해를 배경으로 한 ...그러나 따뜻한 느낌을 주는...
조금은 외롭고 쓸쓸한 모습이길 ...나는 원하고 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