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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이요~

2006.08.16 13:35

소리샘 조회 수:190 추천:1

☞ 구부러진 길 -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 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 점심은 드셨어요?
후식으로 시 한 잔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