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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머스 축하하오

2006.11.07 09:56

장인수 조회 수:186

나는 3층에 산다오
1층과 2층에서 대대적인 공사를 하느라
가구가 이사를 가고, 공구과 건축자재와 기술자들이 들락이고......
쩌러렁 벽면이 늑대처럼 울고, 휘발성 재료가 허공을 게걸스럽게 점령했다오.
퇴근 길 카센터의 수많은 연장과 수술중인 차량의 입김에서 기름 냄새 흘러나오고
고주몽이라는 불고기집의 창문으로는 참숯 이글거리는 무늬를 쌈에 싸서 먹어치우는 아가리들이 보이고,
길거리엔 때늦은 은행알이 후두둑 떨어져 발에 밟히며 구린내 진동하고,
아,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똥덩어리들을 키우는 나무가 있나!
까만 내 구두에 늘어붙어 까마귀떼처럼 울며 깨물며 어룽대는 똥덩어리들!
은행나무에 올라갔다오.
은행나무에 오랫동안 매달려 있었다오.
내려갈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오.
나무 위에서 참새처럼 팔랑대며 노래를 불렀다오.
노란 음표가 미싱처럼 허공에 박혔다오.
윤시인님의 시집을 받으면 다시 은행나무에 올라가 대여섯 작품 시낭송을 할 참이오.
축하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