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품절'로 있던 첫 시집이
6쇄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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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 들어서면서
한때 나였던 시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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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여전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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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뎠습니다
들고 있던 화분이 떨어지고
어둡고 침침한 곳에 있었던 뿌리가
흙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내가 그렇게 기억을 엎지르는 동안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내 안 실뿌리처럼
추억이 돋아났습니다
다시 흙을 모아 채워넣고
앞으로는 엎지르지 않겠노라고
손으로 꾹꾹 눌러주었습니다
그때마다 꽃잎은 말없이 흔들렸습니다
위태하게 볕 좋은 옥상으로
너를 옮기지 않겠다고
원래 자리가 그대 자리였노라고
물을 뿌리며 꽃잎을 닦아내었습니다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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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76쪽,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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