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면서 생각한 것들]
저녁 무렵 알전구를 매단 나무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시골 장터의 차력사처럼 저 나무들도 이곳에서 전선을 휘감고 차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삶이 그러한 것처럼 부름켜 속 물관으로 보일러를 돌리듯 수분을 왕래시키며 봄을 가늠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그리하여 봄날 전선을 우둑둑 잎새의 강한 이로 끊어내는 날까지, 이를 악물고 뱀처럼 흐물거리는 전류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것이라고. 견뎌야 할 일이 많은 날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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