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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 김완하

2002.11.28 17:27

윤성택 조회 수:1210 추천:191

『네가 밟고 가는 바다』/ 김완하/ 문학사상사 (신간)



        마을

        동구 밖까지 걸어나왔던 나무들
        마을로 돌아가
        비로소 제자리에 섰다
        빈 가지마다 허공을 불러들여
        하늘과 하나가 되었다

        나무들이 찍고 간 발자국만
        마른 길 위에 몸을 뒤척인다
        느티나무 사이 들길 훤히 비친다
        아이들 길어진 그림자로
        들녘을 쓸고 갔다

        안개가 젖은 저 들녘 어디에
        또 하나의 길 움터오는가


[감상]
우편물을 뜯고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방금 가져온 녹차 한 잔의 따뜻함이 손아귀에서 시집으로 가는 것인지, 시집에서 손아귀로 가는 것인지 이 온기 내내 마음을 덥힙니다. 마을을 표현하는 이 서정, 한 폭의 그림만 같습니다. 갈피마다 이웃한 다른 시들 또한 참 편안하고 단아하고 아름답습니다. 이 계절, 詩스러워지고 싶다면 이 한 권의 시집을 권하고 싶군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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