쐬하다 (2020-11-11 17:47)
포장마차 경유난로가 소주 뒷맛처럼 쐬하다. 안경을 벗어 탁자에 놓는다는 건, 시력이 더 이상 타인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초고추장은 깊고 구름은 와사비 빛이 난다. 감각을 휘휘 젓는 자정 무렵이니까. 무엇이든 접촉이 두려운 계절, 멀찍이 입막음한 헤드라이트가 쉭쉭거리며 스쳐간다. 이런 날은, 이런 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