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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2001.09.12 20:34

붕알친구 조회 수:86

친구야
지구가 망하기전 술한잔이라도 해야지?
테러가 테러를 부르고
삶이 부득이하게 옆구리 결려오는 고통이라도
친구야
소주로 타는 속 한번 태워 보고 싶구나.
TV를 보면서 사람 목숨
쵸쿄바에 묻은 땅콩처럼 아스라이 묻혀
저 세상으로 사라졌을 사람들을 보면
한목숨으로 사라져간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이승의 이곳을 내려다보고 있을라나.
친구야
이런 날은 넥타이 앞주머니에 꽂고
삽겹살이라도 뒤집으며
속담배 깊숙이 뿜어내고 싶다.
너를 생각하면
가을을 닮은 것들만
살아 남을 이 계절에,
나는 아직도 여름이며
지난 겨울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