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바다를 헤맸습니다
바다에서 30년을 살면서도 근래엔 먼 곳에서 누군가나 와야
그 누군가들을 핑계로 제 눈에게 바다를 구경시키곤 했습니다
그래서 작정을 하고 근처 조용한 바다를 헤매고 다녔습니다
해운대에서 차로 1시간쯤 들어가니 죽성마을이란 곳이 있더군요
페인트 다 벗겨진 작은 배가 바다 근처에 묶여 있고
작은 돌과 조개 껍질들로 된 담벼락엔 소금기가 하얗게 서려 있었습니다
오래된 낡은 간판을 가진 구멍가게와 붉은 조끼를 입은 낚시꾼들을 제외하면
갈매기 소리만 들리던 그곳에서 대문도 없고 바람만 세차던 그곳에서
왜 짐을 풀고 싶어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적하던 바닷가 틈, 아직 담아온 생각들을 풀어내지 못해 시로 이어가지 못하고
끙끙대던 몇 날... 가끔은 이렇게 행복하기도 합니다
봄의 안부가 너무 늦었습니다
감기는 다 나으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