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re All Alone <br><br>
바람타는 나무 아래서 온종일 정물이 되어 서있는 남자
정물이 되지 않기 위해 새들은 하늘로 날아오르고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고전적인 늑골을 들고 서있는 남자
벽돌집 한 채를 사기에는 형편없이 부족한 시를
밤 늦게까지 쓰고 있는 남자
아파트 건너집 주인 이름을 모르는 남자
담요 위에 누워서도 별을 헤고
백리 밖 강물소릴 듣는 남자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개울물에 발이 빠진 남자
주식시세와 온라인 계좌를 못 외는 남자
가슴 속에 늘 수선화같은 근심 한 가닥 끼고 다니는 남자
장미가시에 찔려 죽을 남자
거미줄같은 그리움 몇 올 바지춤에 차고 다니는 남자
민중시인도 동서기도 되기에는 부적합한 남자
활자보면 즐겁고 햇살보면 슬퍼지는 남자
한 아내를 부채로만 살아가는 남자
가을강에 잠긴 산그늘같은 남자
버려진 빈 술병같은, 지푸라기같은 남자
서정시를 쓰는 남자
... 이기철
...^^...잠시 골골대는 몸을 추스리고 시집을 들춰보고 있습니다...병원에 들렀다 출근해야 하는 발걸음을...아마도 잠시 다른곳으로 돌려야 하지 않을까...하는...시집 한권 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