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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올 무렵

2003.02.27 11:16

천천걸음 조회 수:186 추천:2

콕콕 찌르는 찬 바람 말고,
요즘 처럼 꾸벅꾸벅 졸음 몰고 오는 달큰한 냄새 조금의 바람이 불면,
길거리에 서면 내 시선을 사선으로 살짝 들어올려 멀리 두게 하는 이 계절만 되면,
마치, 고향 떠나 온 나그네 처럼, 뭔지 모를 그 울컥함이 밀려 온다.
이상도 하다. 난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혹시나, 내가 기억하지 못 하는 어느 시절에
집을 나와 헤매다 지금의 가족을 만났을까 싶어,
지난 시절의 사진들을  헤집어 보면, 삼남매가 모두 어찌나 비슷비슷한지...
난 계모일 것 같은 엄니도 닮고, 괴팍스런 노인네라 가끔 놀리는 아부지도 똑 닮았다.

그러다가도, 해질 무렵 다닥다닥 붙어있는 오래된 집들의
골목을 누비다, 생선 굽는 냄새, 혹은 밥 뜸들이는 냄새, 그리고 참기름 발라 굽는 김 냄새...
그런 것들의 냄새만 맡으면, 마치 이 근처 어디에 날 기다리는
또 다른 가족들이 있지 않을까...한다.

이건...분명 봄이 온다는 증후군이다.


p/s 주인장! 좋은 시에 시좀 올려 주게나~ ^^(애독자 천천걸음 올림)
       참~ 건강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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