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월 3일은,
제 홈페이지가 꼭 세 살이 되는 날입니다.
돌이켜보니
죄다 청춘이 불지른 자국뿐이군요.
그간 등단도 하였고, 직장도 옮겼고, 사랑도 생겼습니다.
대신 이십 대가 떠났고, 지독한 고독이 등돌렸으며,
추억이 더 낡아졌습니다.
때론 방치할 때도 있었고 때론 이곳에 숨어
몇 날을 보낸 적도 있었고,
혹은 기뻐서 혼자서 실실거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버텨온 이유 중의 하나는,
삼 년 전 이 게시판의 첫글,
'詩와 함께 살아왔듯이
이 집의 주인은 詩가 될 것입니다.'의 믿음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잊지 않고 찾아온
고마운 당신 덕입니다.
'즐겨찾기' 해놓고 매일 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70여 명의 분들에게는 떡을 돌리듯 마음을 함께 하고 싶군요.
그리고 아직도 야후검색 '윤성택'으로 들어오시는
20여 명의 편안한 분들도 고맙습니다.
인터넷이 인연의 씨줄과 날줄을 얼마나 멀리
엮어내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또 다시 일 년이 오기까지
이곳에 어떤 글들이 채워져 마음의 불씨가 될지
지켜봐 줄 거라는 것
믿겠습니다, 아니 믿음직스럽게 하겠습니다.
조만간 새 코너도 한 꼭지 더 만들고
별거 아니겠지만 홈의 색깔, 그리고
프로필 사진 등등 바꿔놓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마음의 시화'도 주파수를
계속 찾아보겠고요. 괜시리
창밖 봄을 공약중인 나무에게서 배운 어투 같군요.
훗, 먼 불빛 그 작은 불빛들이
길을 둥글게 품고 있다는 걸,
따뜻하게 느끼는 밤입니다.